김현승, <양심의 금속성>
모든 것은 나의 안에서
물과 피로 육체를 이루어 가도,
너의 밝은 은빛은 모나고 분쇄(粉碎)되지 않아
드디어 무형(無形)하리만큼 부드러운
나의 꿈과 사랑과 나의 비밀을,
살에 박힌 파편(破片)처럼 쉬지 않고 찌른다.
모든 것은 연소되고 취(醉)하여 등불을 향하여도
너만은 끌려 나와 호올로 눈물을 맺는 달밤……
너의 차가운 금속성(金屬性)으로
오늘의 무기를 다져가도 좋을,
그것은 가장 동지적(同志的)이고 격렬한 싸움
◇ 감상 포인트
① 현실을 비극적으로 인식하는 시적 호자의 태도 : ‘오늘’은 비양심적인 시대
② 시적 화자가 경계하는 것 : 내면의 연약함, 본능적 욕구와 충동적인 욕망, 그리고 양심이 요구하는 명령과 규제를 거부하는 내면의 비양심적인 태도
③ 양심의 본질 : 은빛으로 빛남(삶의 빛나는 가치), 모남(분명함, 고통을 줌으로써 연약한 내면을 자극하는 날카로움), 견고함(불변성)
④ 역설적 표현 : 마지막 연.... 진술 자체는 모순. 모순된 진술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하는 시적 의미는 아래의 표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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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적 |
격렬한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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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수용함 |
양심이 요구하는 명령과 규제를 거부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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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자아 |
또 다른 자아 |
⇒ 양심은 올바른 삶을 살아가려는 자아와는 동지적 관계에 있으며, 그러한 삶을 거부하는 자
아와의 격렬한 싸움이 불가피한 적의 관계에 있다는 의미이다.
◇ 요점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지시
성격 : 감각적, 묘사적, 상징적, 주지적
제재 : 양심
주제 : 양심에 따르는 삶의 자세
특징
① 대조적인 방법을 통해 대상의 특성을 밝히고 있다.
② 통찰적인 어조를 사용하여 내면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구성
1연 : 양심 이외의 대상이 지닌 가변성
2연 : 양심의 속성
3연 : 양심의 적극적 일면
4연 : 양심의 소극적 일면
5연 : 양심의 필요성
6연 : 양심의 본질(을 지키려는 긴장)
◇ 작품 분석
모든 것은 나의 안에서
욕망(양심을 제외한 모든 것)
물과 피로 육체를 이루어 가도, ⇒ 1연 : 양심이 아닌 대상의 가변성
동물적인 존재, 안락한 삶(양심을 제외한 것들의 가변성)
너의 밝은 은빛은 모나고 분쇄되지 않아 ⇒ 2연 : 양심의 속성
양심 양심의 속성 : ①빛남, ②모남, ③견고함(불변성)
드디어 무형하리만큼 부드러운
나의 꿈과 사랑과 나의 비밀을, //반성이 없는 삶
시적 화자의 내면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연약함(부드러움)의 요소
살에 박힌 파편처럼 쉬지 않고 찌른다. ⇒ ▲3연 : 양심의 적극적 일면
양심의 가책
모든 것은 연소되고 취하여 등불을 향하여도,
세속적인 유혹에 빠져도 (등불-충동적 자아의 본능적 욕구, 본능과 욕망의 상징)
너만은 물러나와 호올로 눈물을 맺는 달밤……. ⇒ 4연 : 양심의 소극적 일면
양심을 지키는 삶의 고독함(반성과 회한의 눈물)
너의 차가운 금속성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비타협적인 속성(양심의 속성 : ①빛남, ②모남, ③견고함(불변성)
오늘의 무기를 다져 가도 좋을, ⇒ 5연 : 오늘날의 양심의 필요성
오늘-불합리하고 비양심적인 시대 현실
무기-삶을 지켜주는 방어 수단→가치 있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
※ 김현승 [金顯承, 1913.2.28~1975.4.11]
호 남풍(南風)·다형(茶兄). 전라남도 광주(光州) 출생. 목사인 부친의 전근을 따라 평양(平壤)에 이주, 그 곳에서 숭실(崇實)중학과 숭실전문 문과를 졸업하였다. 교지에 투고한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이라는 시가 양주동(梁柱東)의 인정을 받아 《동아일보》에 발표(1934)됨으로써 시단에 데뷔하여 《새벽은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아침》 《황혼》 《새벽교실》 등을 계속 발표, 민족적 낭만주의의 경향을 나타내어 주목을 끌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붓을 꺾고 침묵을 지키다가 8·15광복 후 1949년부터 다시 작품을 발표, 《내일》 《동면(冬眠)》 등 지적이고 건강한 시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1951년부터 조선대학교 문리대 교수로 있으면서 박흡(朴洽)·장용건(張龍健) 등과 함께 《신문학(新文學)》(계간)을 6집까지 발행, 향토문화 발전에 기여하였다. 1957년에 처녀시집 《김현승시초(金顯承詩抄)》를 간행하고, 1963년에 제2시집 《옹호자(擁護者)의 노래》, 1968년에 제3시집 《견고한 고독》, 1970년에 제4시집 《절대고독》을 간행하였다. 그의 시는 초기에는 자연의 예찬을 통한 민족적 낭만주의의 경향을 띠었으나, 8·15광복 후에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세계를 보여 주었고, 말기에는 사랑과 고독 등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였다. 1973년 서울특별시문화상을 받았고 1974년 《김현승 시선집》을 출간했다. 저서로 《한국 현대시 해설》(1972), 《세계문예사조사》(1974)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