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낯선 시의 모든 것>, 꿈을 담는 틀
황인숙, <강>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1)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2)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3)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4)
▶ 시구 해설
1)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 감정의 전가에 대한 거부
2)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 감정의 토로에 대한 거부
3) 당신이 직접 /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 스스로 감정을 곱씹으라는 의미
4) 눈도 마주치지 말자. : 존재의 필연적 고독을 인정하라는 의미
▶ 시상 전개
- 1연 : 삶의 고통을 타인에게 토로하지 말고 스스로 직시할 것을 권고함
- 2연 : 인간 존재의 필연적 고독을 인정하라고 권고함
▶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권고적, 직설적
- 주제 : 인생의 고통을 스스로 감당할 것에 대한 권고
- 출전 : <자명한 산책>, 문학과 지성사, 2003.
- 표현상의 특징 : 1)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하면서 주제를 점층적으로 드러냄
2)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독특한 은유로 열거하여 다채롭게 표현함
3) 인생관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유도하는 화자의 태도가 나타남
▶ 이해와 감상
이 시의 화자는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 번뇌, 갈등 들의 고민거리들에 스스로 직면하여 헤쳐 나가라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결국 의례적인 위로를 받으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은 스스로 걸머져야 한다는 화자의 깨달음이 명령의 어조 속에 짙게 배어 있다.
▶ 황인숙(1958~ )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1988, 문학과지성사) 〈슬픔이 나를 깨운다〉(1992, 문학과지성사)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1994, 문학과지성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1998, 문학과지성사)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나는 고독하다〉(1997, 문학동네) 〈육체는 슬퍼라〉(2000, 푸른책들) 등이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지붕 위의 사람들〉(2002, 문학동네)이 있다. 1999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 나희덕 시인의 <강> 해설
투정이나 항변조차 시인의 말에는 리듬이 깃들어 있다는 걸 느끼셨나요? 이 시를 엮고 있는 다섯 개의 동사를 보세요. '―말라, ―말라, ―말하라, ―말하란 말이다, ―말자'로 각각 문장이 끝날 때마다 금지와 명령과 청유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꾸고 있지요. 그리고 '―에 대해'가 무려 아홉 번이나 반복된다든지 대구적 표현이 다채롭게 변주되면서 '말'이 뿜어내는 지긋지긋한 독기가 실감나게 전해지는 듯해요. 우리는 늘 묵묵하게 얘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지만, 역시 마음의 세탁소나 고해소는 강이나 운동장 같은 데가 좋겠어요.
▶ 관련 문제 ※ 빈 칸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정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시적 화자? ▷ ‘나’(삶에 대해 충고하는 이)
2. 시적 상황? ▷ 고통스런 삶의 문제를 겪고 있는 타인에게 충고하는 상황
3. 정서/태도 ▷ 권고
4. 이 시에서 자신의 삶과 그로 인한 고통을 직시하는 내면 성찰의 공간을 의미하는 시어를 찾아 쓰시오. ▷ 강
5. 이 시의 ‘강에 가서 말하라’라는 구절에 담긴 의미를 40자 내외로 쓰시오. ▷ 홀로 강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감정을 직면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돌이켜 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