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달을 사랑하다'  http://blog.naver.com/donalin



                                                                             이문구, <유자소전 >


◇ 줄거리

 

유재필은 충청도 보령 출신으로 화자인 나의 어린 시절 친구이다. 어려서부터 타고난 총기와 숫기로 또래중 두드러졌는데 아버지가 남로당원으로 일찍 처형당한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꿋꿋한 기상을 잃지 않았다. 또한 매사에 생각이 깊고 따뜻한 성품으로 늘 깨어 있는 삶을 살았다.

그는 걸찍한 입담과 넉살좋은 성격탓에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시절 학교의 명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는데 숫기 없는 나와는 아주 딴판이었다. 보령지방의 방언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에 능한 유자는 중학교 졸업 후 정치 식객들과 어울리게 된다. 선거 유세시 확성기 배선 요령 덕에 자유당 말기 야당 위원장 밑에서 지내게 된 것이다. 4.19 혁명 뒤 선거에 당선된 위원장을 따라 서울로 올라온 그는 위원장 집에서 머물다가 5.16을 맞아 다시 고향으로 낙향하고 군에 입대한다. 군에서도 입영열차 속에서 우연히 읽게된 점술책 덕분에 도사로 불리며 편안한 군생활을 하게되고, 운전기술까지 익혀 제대후 고향에서 택시를 몰게된다. 그는 그 운전 기술 덕분에 서울에서 재벌 그룹 총수의 승용차 운전수가 된다. 그러나 총수의 위선적인 모습에 실망하여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했는데 이를 오랜만에 해후한 무명 작가인 나에게 토로하기도 한다. 결국 그는 총수의 개인 불당을 청소하던 중 총수의 분노를 사 그룹의 노선 총부로 좌천된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떳떳하고 속편한 직책을 맞게 되었다고 자위하며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여서 말썽 많은 교통사고를 원만하게 해결해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사리분별이 뛰어나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히였으며 사비를 털어 피해자들을 돕기도 했다. 말년에 종합병원 원무실장을 맡은 그는 6.29 선언이 있던 그때 시위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사람들을 돕다가 사표를 쓰고 퇴사하게 된다.

  그리고 뜻밖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남의 궂은 일을 도맡아 가며 하던 유자는 자신의 몸이 망가져 있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문인들과의 교유도 넓어서 그들의 대소사를 발벗고 나서 처리해주었던 유자. 그런 유자를 기리기 위해 문인들은 그의 일생을 돌아보며 시를 쓰기도 하고 화자인 나 이문구는 전(傳)을 쓴 것이다.


핵심정리


 갈래 : 중편 소설(단편?) 풍자 소설

 성격 : 풍자적, 해학적, 사실적, 서민적 비판적

 경향 : 휴머니즘. 사실주의

 구성 : 일대기적 구성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현대(6.25 전쟁부터 1987년까지), 시골(어린시절)과 서울(청년 이후)

 제재 : 유자라는 사람의 일대기

 주제 : 부와 사치에 젖은 현대인의 삶의 자세 비판/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 /인간적인 삶의 가치


 출전 : 창작과 비평(1991) / <방황하는 내국인(1991)>




인물


유자(유재필) : 넉살좋고 입담 좋은 인물. 화자인 나의 어린시절 친구로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매사에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할 줄 알고 당당한 인물. 그래서 늘 다른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만 결국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문구 : 이 소설의 화자. 어린시절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유자를 10년만에 만나게 된 무명의 소설가. 유자의 걸쭉한 입담과 특이한 삶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런 유자를 관찰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총수 : 10대 재벌기업의 그룹 총수. 유자를 자신의 승용차 운전수로 고용하지만 결국 유자를 노선 상무로 좌천시키기도 하는 위선적 모습을 보임.




◇ 구


발단
: 유자는 나의 친구로 1941년 홍성군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게 된 보통 사람이라는 점을 소개


전개 : 어린시절 유자는 보령 지방의 방언을 능숙히 구사하여 어떤 상황에도 임기응변을 잘 하였다. 정치 식객들과 어울리다 보니 군대에 가서는 가짜 도사 노릇을 하고, 제대를 해서는 서울로 올라와 군대에서 배운 운전 기술로 재벌총수의 운전수가 된다.


위기 : 총수의 신임을 받으며 안정된 삶을 살던 유자는 나를 만나 총수의 위선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있음을 말한다. 결국 유자는 총수 집에서 쫓겨나 운수회사 노선 상무가 된다.


절정 : 교통사고를 처리하며 최대한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할 줄 알았던 유자는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한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었던 그는 피해자 가족들에게까지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


결말 : 유자는 문인들과의 교유도 넓어서 그들의 대소사를 발벗고 나서 처리해주었다. 그는 말년에 종합병원 원무실장이 되었는데 6.29 선언이 일어났을 때 시위를 하다 부상당한 사람들을 치료해주었다가 그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뜻밖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제목대로 유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일대기 중의 일부이다. 전(傳)이라는 이름을 가진 일대기 형식을 빌려 온 점이나, 사투리를 사용하여 향토적 정서를 강하게 한 점, 희극적 상황의 설정과 사건 전개 등은 전통적인 서사를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유자라는 인물의 다소 전근대적이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통해 사치심과 이기심에 젖어 허황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자세를 비판하는 방식은 웃음 속에 현실을 풍자하는 가면극과 매우 흡사하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을 쓴 이문구는 우리 전통을 계승하여 세계화를 이룩하려는 우리 문학의 흐름을 보여 준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전(傳)'이라는 전근대적 느낌이 드는 형식과 전근대적 성격의 인물을 다룬 내용이 절묘하게 조화되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비속어들의 생생한 구사, 무엇인가를 비웃거나 비꼬듯한 인물들의 어투, 1인칭 관찰자 시점이면서도 전지적으로 서술하는 점 등이 특색이다.


 이해와 감상 2


이 소설은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을 역임하며 평생을 농민을 위해 또 이웃을 위해 살았던 작가 이문구가 1991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소재로 하여 그의 일대기를 그려낸 이 작품으로 그는 제8회 만해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6.25 전쟁과 4.19 의거, 5.16 군사쿠데타, 6.29 선언 등 굵직굵직한 우리 역사를 한 개인의 역사와 더불어 서술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이문구 특유의 걸쭉한 입담을 통해 서술되고 있다. 충청도 방언을 자유자래로 구사하며 서민적인 비속어까지 등장시켜 독자로 하여금 웃음 속에 깃든 비판정신을 찾아내게 만드는 것이 또한 이 작품의 장점이기도 하다. 판소리 문체를 계승한 해학적인 표현과 주인공의 능청스럽고 의뭉스러운 행위 묘사 등은 이문구 문학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 작품에서 그의 장기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사실, 이 작품은 인물소설이다. 유재필(1941~1987)이라는 한 인간을 통해 서민적이면서도 대인의 풍모를 지닌 한 인물 유형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필은 항공사를 겸하는 운수회사의 교통사고 전담 과장으로 교통순경, 변호사, 보험회사, 유가족 등을 상대로 어려운 조정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항상 원칙과 진실에 대한 믿음으로 사고를 처리하였고 부정한 승리나 부당한 패배가 없도록 정성을 다하였다. 보험법, 교통법, 도로관리법의 선례와 판례, 사례 등을 꿰뚫고 법의학까지 공부하여 적당주의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했으며, 심지어 침술과 풍수와 수맥까지 터득하여 유가족을 위하여 헌신하였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가나한 스페어 운전수의 집에 쌀과 연탄을 마련할 정도였으며, 주변의 수많은 문인들의 뒤치다꺼리를 감당하였다. 남로당원으로 소신껏 살다가 처형당한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술과 독서 그리고 남 잘되라고 공들이는 즐거움으로 한평생을 보냈다. 이런 유재필에 대해 작가 이문구는 공자나 맹자처럼 존경하는 의미로 유자라는 칭호를 붙여준다.


  또한 이 유자를 통해 독자들은 이익만을 추구하고 부와 사치에 젖어드는 현대인들의 삶을 반성하게 된다. 재벌 총수가 사람보다 값비싼 물고기를 중히 여기듯 우리도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유자를 통해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급격한 산업화로 도시화로 인해 우리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을 잃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전근대적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유자를 통해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비판적, 풍자적 성격이 짙다고 하겠다.




※ 더 읽을 작품


이문구. [매월당 김시습]


[매월당 김시습]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허구화한 소설로 [금오신화]를 남긴 조선 중기의 문인 김시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가 이문구는 선구적 저항시인이었고 당대의 지성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의 일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냈다. 즉 지성과 기개와 고절의 표상인 이른바 생육신 김시습의 모습이 파격적인 의식을 새로운 주제와 방법으로 나타낸 문인 김시습으로 강하게 부각시켰고 선구적 저항 시인으로서,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느끼는 김시습의 인간적인 측면을 잘 그려냈다. 따라서 이 작품역시 [유자소전]과 마찬가지로 한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인간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 참고
- 6.29 선언

1987년 6월 29일 민주정의당(민정당) 대표 노태우(盧泰愚)가 국민들의 민주화와 직선

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특별선언. 주요 내용은 ①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통한

88년 2월 평화적 정권이양, ② 대통령선거법 개정을 통한 공정한 경쟁 보장, ③ 김대

중(金大中)의 사면복권과 시국관련사범들의 석방, ④ 인간존엄성 존중 및 기본인권 신

장, ⑤ 자유언론의 창달, ⑥ 지방자치 및 교육자치 실시, ⑦ 정당의 건전한 활동 보

장, ⑧ 과감한 사회정화조치의 단행 등이다. 이 선언은 민중항쟁에 의한 급격한 변혁

이나 지배층에 의한 점진적인 개혁과는 달리 양자의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

의가 있다. 85년 2·12총선 이후 야당과 재야세력은 간선제로 선출된 제5공화국 대통

령 전두환(全斗煥)의 도덕성과 정통성의 결여와 비민주성을 비판하면서 줄기차게 직선

제 개헌을 주장하였다. 이에 전두환은 87년 4월 13일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하는 호

헌조치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학생 박종철(朴鍾哲)이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국은 대결국면으로 치달았다. 6월 10일 전국 18개 도시에

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하는 대규모 가두집회가 열리고,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계속되었다. 26일 전국 37개 도시에서 사상최대 인원인 100여만 명이 밤

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력이 마비되자 정부는 한때 군 투입을 검토하였

으나 온건론이 우세하여 국민들의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였으며, 6·29선

언이 발표되었다. 10월 27일 국민투표로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졌고, 12월 16일 대통령

선거에서 민정당 후보 노태우가 36.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