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미상, <두터비 리를 물고>


두터비 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라 안자,

건넌산 바보니 백송골이  잇거, 가슴이 금즉여 풀덕 어 내다가 두험 아래 쟛바지거고.

모쳐라 랜 낼싀만졍 에헐질 번괘라.



◇ 현대어 풀이

두꺼비가 파리 한 마리를 물고 두엄 위에 뛰어올라 앉아서,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무서운 백송골이 떠 있거늘, 가슴이 끔찍하여 풀떡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로 나자빠졌구나.

아아! 몸이 날랜 나였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피멍들 뻔하였구나.



◇ 구절 풀이

* 두터비 : 두꺼비(서민과 권력자의 중간층-서민을 수탈하고 권력자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관리를 상징) 

* 파리 : 파리. 착취당하는 약한 서민을 상징 

* 두험 : 두엄. 거름 무더기(두꺼비의 정치적, 경제적 기반이 두엄처럼 더럽고 부정한 것임을 암시) 

* 치라 : 올라가. ‘치’는 강세 보조사 

* 백송골 : 흰 송골매. 막강한 원력을 가지고 있는 상층 지배층 상징(혹은 외세) 

* 금즉야 : 끔찍하여 

* 모쳐라 : 마침. 또는 별 뜻이 없는 감탄사 

* 낼싀만졍 : 나였기에 망정이지 

* 에헐(瘀血:어혈)질 : 피멍들 

* 번괘라 : ~ 뻔하였구나.



◇ 핵심 정리

성격: 우의적(寓意的)

주제 : 약자에게는 강한 체 뽐내고, 강자 앞에서는 비굴한 양반 계층 풍자



◇ 해제

두꺼비를 의인화하여 약육강식(弱肉强食)을 풍자한 사설시조로서, 백성을 못살게 굴던 양반들이 더 높은 벼슬아치나 주변 강대국의 위협에는 여지없이 꼬리를 말고 굴복하는 한심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그러한 자신의 비굴한 태도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신을 합리화하고 오히려 추켜세우는 자화자찬(自畵自讚)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