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점심, 후회스러운>
한여름 폭염. 무더운 거리 나서기 싫어, 냉방이 잘 된 서늘한 사무실에서 시켜 먹는 편안한 점심. 오래 되지 않아 3층 계단을 힘겹게 올라올 단골 밥집 최씨 아주머니. 나는 안다, 머리에 인 밥과 국, 예닐곱 가지 반찬의 무게, 염천에 굵은 염주알 같은 땀 흘리며 오르는 고통의 계단,........나는 안다, 머리에 인 밥보다도 무겁고 고통스러운 그녀의 삶.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남편과 늙은 시어머니의 치매, 아직도 공부가 끝나지 않은 어린 사남매, 단골이란 미명으로 믿고 들려준 그녀의 가족사.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한다) 서늘한 사무실에 짐승처럼 갇혀, 흰 와이셔츠 넥타이에 목 묶인 채 먹는 점심. 먹을수록 후회스러운 식욕.
◇ 구성
- 한여름 폭염 ~ 최씨 아주머니 : 점심 식사를 배달시킴
- 나는 안다 ~ 그녀의 가족사 : 최씨 아주머니의 고단한 삶
-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한다.) ~ 후회스러운 식욕 : 비정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반성
◇ 해제
이 작품은 화자와 최씨 아주머니의 인간관계를 통해, 비정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화자는 더운 여름, 서늘한 사무실에 앉아 점심을 시킨다. 그러고는 밥을 배달 온 최씨 아주머니의 어려운 사정을 알면서도 그녀를 외면해 온 자신에 대해 자조적으로 돌아본다. 화자는 스스로의 비정함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주제 : 현대인의 비정한 인간관계에 대한 반성
◇ 정일근(1958~)
출생 1958년 7월 28일 (경상남도 양산)
학력 경남대학교 국어교육학 학사
데뷔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수상 2003년 제18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활동 2001년 시와 시학상 젊은시인상 경력 2004 시힘 동인, 문화공간 다운재 운영
2001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 수록
